[이재상 기자의 흔들리는 시선] 장애인 이웃 되기 거부하는 사회 풍조부터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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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상 기자의 흔들리는 시선] 장애인 이웃 되기 거부하는 사회 풍조부터 개선해야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3.01.19 10:23
  • 수정 2023.01.1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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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에서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한 지 넉 달 정도가 지난 뇌성마비 장애인 A 씨는 세탁소가 어디 있는지, 공동 우편물 보관함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질문했지만 무시당하기만 했고, 관리인으로 보이는 여성은 차 안에만 있어서 인사는커녕 얼굴 한 번 못 봤으며 밤에 들어올 땐 차에서 라이트를 눈에 맞추는 폭행까지 했다. 한번은 참았지만 두 번째로 눈에 라이트를 강하게 비추자 A 씨는 차 문을 두드리고 열면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사과는 받지 못했다. 최근 우연히 빌라 건물 뒤쪽에서 발견한 공동 우편물보관함엔 그동안 내지 못한 수도세, 임대주택 관리비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전기, 가스, 임대주택 월세, 인터넷 요금은 휴대전화로 고지서가 들어와 A 씨는 ‘여기선 수급자라서 7~8천 원씩 내던 수도세는 안 받는가 보다, 고독사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는 수원 세 모녀, 신촌 모녀 등 끊이지 않는 생활고에 의한 가족 극단 선택 사건 재발 방지와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 등 복지 사각지대 조기 발굴을 위해 수도・가스료 체납 등 위기 정보를 39종에서 44종으로 확대하고 민관이 협력해 촘촘하게 위기가구를 발굴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2023년도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인천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인천’을 위해 장애인 공공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증장애인 권익옹호 및 편의증진 강화, 장애인인식개선 교육, 공공 행사 수어통역인 배치 확대 등을 통해 ‘장애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경제적 기반 및 환경 조성’을 추진하고, 복지사각지대 해소 및 지원을 위한 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운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인천시가 많은 예산을 투입해 아무리 좋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A 씨 사례처럼 수도요금 고지서와 같은 우편물이 석 달치나 쌓였음에도 안부 확인 전화나 문자 한 통 보내지 않고 세탁소 위치를 묻는 질문을 동네 사람들이 외면하는 등 장애인이 내 이웃이 되기를 거부하는 사회 풍조부터 개선하지 않고서는 복지사각지대 조기 발굴과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인천은 어림없는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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