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칼럼]사회적 통합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제도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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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칼럼]사회적 통합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제도가 필요한 때
  • 편집부
  • 승인 2023.08.31 10:35
  • 수정 2023-08-31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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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정책2팀장

유명 웹툰 작가 자녀의 도전 행동과 그와 관련된 특수교육과 특수교사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매일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특수교사들은 이 관심이 특수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조명하는 점에서는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걱정과 우려를 감출 수가 없다. 기존 특수교육 시스템의 미비함과 정책의 부재, 장애학생의 도전행동으로 인한 특수교육의 어려움 등이 세상 밖으로 나옴으로 인해 새로운 정책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몇몇 보도에서 보이는 특수교육 및 통합교육에 대한 편견과 혐오적인 댓글은 특수교사에게도 큰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수교육 현장에 만연한, 특수교사 개인에게 모든 역할과 책임이 부여되어 온갖 민원과 부상 등에 개인이 오롯이 노출되어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기에 특수교사들은 용기를 내어 현실을 이야기하고 정부에 시스템과 제도 마련을 요구하려 한다.

비장애인의 장애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는 통합교육을 가로막고 있는 큰 장벽이다. 그러나 특수교사의 학교 현장 경험으로는 장애학생의 심각한 도전행동(특히, 타인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행동) 또한 비장애학생과의 통합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 도전행동이 기능적으로 의사소통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태적으로 사회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특수교사는 통합교육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도전행동 중재를 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 중 도전행동으로 신체적 피해를 입거나, 교사의 몸을 던져 다른 아이에게 행하는 도전행동을 막다 다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도전행동이 개선되며 장애학생이 성장하고 비장애학생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게 되면 특수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뿌듯한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반대로 지속적인 지도에도 불구하고 도전행동의 감소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과도한 에너지를 소진한 특수교사들은 자괴감과 무기력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학생의 도전행동에 대한 책임 자체는 오랜 시간 동안 교사, 학생, 학부모 개개인의 몫으로만 치부되어 왔고, 시스템이 없는 교육환경 속에서 특수교사의 약 90%(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조사 결과)가 도전행동으로 인한 부상을 경험하며 점점 교육활동에 소극적으로 변하고, 위축되어 가고 있다.

특수교육의 최종 목적은 ‘장애학생이 사회 속 구성원으로서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다. 특수교사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들과 어울려 지내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학교 안에서 장애학생의 도전행동으로 인해 장애학생 당사자와 비장애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당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특수교사는 도전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중재 지원을 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이 없고, 도전행동에 대한 방어마저 아동학대법에 의해 신체적 아동학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교육활동은 점점 위축되어 간다. 정부와 교육부에서는 아직까지 특수교육의 주요 내용인 도전행동에 대한 그 어떤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대답할 차례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 개인이, 특수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제도,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체계적인 지원 아래 학생, 학부모, 특수교사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사회적 통합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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