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자신의 시간을 나누어준 봉사자와 함께한 즐거운 1박2일 - 문누리 여름캠프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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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자신의 시간을 나누어준 봉사자와 함께한 즐거운 1박2일 - 문누리 여름캠프를 다녀와서
  • 편집부
  • 승인 2023.08.21 11:15
  • 수정 2023-08-21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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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숙_인천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용인
▲ 7월 13, 14일 월악산계곡에서 인천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문누리 여름캠프가 있었다. 사진 앞줄 왼쪽 네 번째 휠체어를 탄 이가 필자 윤영숙 씨다.

일찍부터 찾아온 더위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가슴을 졸이며 문누리 여름캠프 날을 기다렸다. 올해는 코로나도 팬데믹에서 엔더믹으로 바뀌면서 모두들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건만, 연일 장맛비가 내리니 개인적으로는 은근히 가는 날 새벽까지도 취소되기를 바랐다. 그나마 전동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리프트 버스여서 위안을 삼으며 아침 일찍 장애인콜택시로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회원들이 버스 두 대에 나누어 탑승해 있었다. 서구청장님의 따뜻한 격려 인사를 받으며 60여 명의 장애인과 봉사자들은 충북 제천의 월악산 자락에 위치한 월악계곡으로 출발했다.

비가 오든 말든 일단 출발을 했으니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눠주는 김밥과 간식에 마냥 즐거워하며 신나게 먹고 즐기는 사이, 어느새 숙소인 월악펜션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봉사자들이 정성껏 준비해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은 후, 우리들은 하나둘씩 숙소 뒤편에 있는 계곡으로 향했다. 흐르는 계곡물 속에 들어가 바위에 누워 멋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물장구를 치면서 근처에 있는 회원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하고, 어린아이처럼 즐기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음이 지어졌다.

한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니 어느새 비는 그치고, 봉사자들은 펜션 마당에서 숯불을 피우며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야외에서 먹는 삼겹살은 왜 그리도 맛있던지~. 삼겹살과 함께 마시는 소주 한 잔의 맛이 꿀맛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것 같았다. 거기다 노래방까지 곁들이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비 오는 줄도 모르고 흥겨운 시간으로 밤은 그렇게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다음 날은 봉사자들이 끓여주는 감자수제비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여주 도자기 마을과 박물관도 구경하고, 유명하다는 맛집에서 두부정식으로 점심도 맛나게 배불리 먹고, 기사님의 안전 운행을 기원하며 빗속을 뚫고 인천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자립생활센터의 직원들, 봉사자들, 후원자들 덕분에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가슴 가득 간직하며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은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주는 봉사자들이야말로 사랑의 구체적인 행동이며 실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에서 장애인도 행복한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또한 우리들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받으려고만 하는 생각을 버리고, 더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우리도 누군가에게 또 다른 기쁨과 희망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2023년 문누리 캠프 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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