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복지정책에도 ‘배리어프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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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복지정책에도 ‘배리어프리’가 필요하다
  • 편집부
  • 승인 2023.08.03 09:45
  • 수정 2023-08-0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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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행복한교육학부모회 회원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이 삼삼오오 교문을 나선다. 곧장 집으로 가기도 하지만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한다. 아이들은 지역사회에 있는 태권도장, 헬스장, 미술, 피아노 같은 예체능 학원부터, 학업을 위한 영어, 수학과 같은 다양한 학원에 다닌다. 친구를 사귀는 장소에 학원이라는 공간이 추가되면서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지내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기 힘든 아이들이 있다. 서울에 사는 장애아이들이다. 다른 지역은 장애아이들도 지역사회 안의 다양한 기관에서 비장애아이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방과후학교 바우처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바우처를 이용하여 장애아이들은 태권도장, 헬스장, 피아노학원 등 다양한 지역사회 기관을 이용한다.

방과후 바우처가 없을 때는 장애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등록해 다니기 쉽지 않았다. 학원 입장에서는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어서, 내용이 어려워서 등 다양한 이유로 난색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방과후 바우처가 도입돼 장애아이들이 학원을 이용하게 되면서 지역사회 내 장애인식이 크게 개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학원에 다니는 사람도 장애아이도 학원에 다닐 수 있으며 장애아이가 보이는 특성은 다른 비장애인에게도 있는, 인간이 가진 다양한 여러 특성 중 하나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데도 서울시교육청은 장애학생의 방과후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 기관 연계를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공모 대상 기관이 장애인복지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 ‘장애인만을 위한’ 기관으로 한정했다. 비장애아이도 이용할 수 있는 검증된 학원, 태권도장 등의 다양한 지역사회 기관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

‘아이들이 태권도장에 간다.’는 문장은 그토록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장애아이들이 태권도장에 간다.’는 문장은 왜 받아들이기 힘들까? 정책 배리어프리를 이야기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기조가 무색하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지역사회 기관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아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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