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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0.04.26 00:00
  • 수정 2013-02-0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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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된 장애인의 날

지난 20일은 제30회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유엔이 지난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선언하고 세계 각국에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해 시작된 우리나라의 장애인의 날이 서른 살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외국 대부분의 국가들은 세계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4월 20일로 지정했습니다. 그 날이 일기예보상 가장 비올 확률이 적은 날이어서라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유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인천시청 앞에서는 휠체어를 탄 많은 장애인들과 전경이 대치를 벌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분들이 형식적인 장애인의 날을 반대하고 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요구하는 시간이었는데요. 휠체어 한 대가 인천시청 안으로 들어오자 수 십 명의 전경들이 방패를 들고 막아서는 웃지 못할 광경도 벌어졌습니다. 그냥 휠체어를 타고 있는 청년이었을 뿐인데요. 무기소지자도 아니고.

그 다음날 인천 장애인의 날 행사장에는 각계 많은 인사들이 참여해 장애인의 날을 기념했습니다. 행사장에는 장애인들도 참석했지만 인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이 12만여 명인 것을 생각할 때 참석한 장애인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정작 장애인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는 날인 것이지요.

시간이 흘러 장애인의 날이 마흔 살쯤 되었을 때는 지금과는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더 이상 장애인의 날을 맞아 투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 장애인의 날 행사는 누구나 참여하고 싶어지는 통합된 대안을 마련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훈훈한 날이 되는 것을요. 그저 허황된 꿈일까요.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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