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없다면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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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없다면 귀
  • 편집부
  • 승인 2010.04.12 00:00
  • 수정 2013-02-05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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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소영씨는 씩씩하고 다부지다. 두려움이 없고 절망도 모른다. 그런 소영씨에게 세상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소영씨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다.

기자가 취재차 들른 소영씨의 집은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왕복 세 시간을 지하철, 버스와 싸워야 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 살고 있단다.

소영씨는 어렸을 적부터 작사,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고 지금도 성악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기자가 만난 소영씨는 피아노 뒤로 치기로 이미 잡지면 잡지, 신문이면 신문, TV까지 알려진 유명인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자에게 소영씨는 친필사인을 한 한 권의 책을 내밀었다. 바로 소영씨의 자서전. 기자는 그 자서전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삶이 구구절절하게 적힌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웃음을 자아냈다.

선천성 백내장과 소안구증, 사시를 안고 태어난 소영씨는 핏덩이부터 눈 수술을 수차례 받아야 했고, 그러던 중 아버지까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떠나보내야 했다. 그토록 힘겨웠던 시절을 이겨내고 지금 이렇게 소영씨가 당당히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기적 아닌 기적이다.

지금 소영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를 다니며 꿈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마음껏 끼를 펼치고 싶다는 소영씨의 미소가 문득 떠오른다.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는 소영씨의 말에 많은 것을 느꼈다.

그동안 힘들다고 절망했던 순간이 있었던가. <황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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