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상태바
취재수첩
  • 편집부
  • 승인 2010.01.27 00:00
  • 수정 2013-02-05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판기와 장애인

 기자의 오랜 친구가 어느 날 자판기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문을 구했다. 친구는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다.


 기자 또한 자판기사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자판기협회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도움을 청했다. 친구 말에 의하면 장애인을 위한 자판기 운영지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입찰을 통해 대상자가 선정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장애인단체에서 입찰을 따서 회원들에게 나눠주는 식도 많기 때문에 개인 대상자는 웬만해서는 따내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또 막상 입찰을 딴다 해도 장애인이 직접 자판기 물품을 리필하고 관리하는 데는 신체적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를 두고 수입의 일부를 나눠 갖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했다. 따내기도 어렵지만 따낸다고 해도 운영하기도 어렵다는 기운이 빠지는 대답이었다. 


 그나마 장애인단체를 통해 입찰을 따낼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일반업체들이 전문적인 입찰과 로비 등으로 따내는 경우도 많아 실제로 장애인에게 돌아가는 자판기 수는 많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반업체들이 몫 좋은 곳의 자판기를 배정받고 난 후 변두리 자리의 자판기만 돌아오는 수도 있어 쉽게 낄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러이러하니 시도도 하지 말라는 식의 답변이었다. 별 도움 안되는 정보를 친구에게 전해주며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장애인을 위한 자판기 지분이 할당되어 있지만 이 것 또한 형식적일 뿐이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박지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