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며 살아가는 부모로 살아갈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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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며 살아가는 부모로 살아갈 수 있어 행복”
  • 편집부
  • 승인 2022.05.20 10:14
  • 수정 2022-05-20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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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사단법인 라하프 이사장

 

안녕하세요! 발달장애인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소라 엄마입니다. 지금은 아이라고는 할 수 없는 스물일곱 살의 지적장애를 가진 소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아직도 발달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말이 저에게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살아가는 부모의 삶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좌절 그리고 마음의 상처로 눈물 흘리며 살아온 날들이 많았습니다. 남들 앞에선 늘 밝게 웃고, 씩씩하게 살아온 저의 모습을 보아온 사람들은 제가 마음의 상처로 눈물을 그렇게 많이 흘렸다고 하면 다들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상처를 받을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수없이 많았고 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또한 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지만 내 아이 장애를 이해하는 것이 제게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장애를 이해하고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습니다. 모든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더 많은 것에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이해가 예전보다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장애인에 대한 편견들이 힘들게 할 때가 많습니다. 장애인 부모로 살아가는 삶은 예측할 수 없는 삶이라서 더 어렵고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장애인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 처음이라 장애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잘 몰라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어려움이 많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는 아이와 함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때론 어렵고 지치기도 하고 힘들지만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장애를 받아들이고 장애를 이해하는 것이 장애를 극복해 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아 초등학교 때부터 벙어리라는 놀림을 받을 때가 많아서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을 새까맣게 타들어 가게 했습니다. 저한테 말하는 것처럼만 하면 좋을 텐데, 소라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소라가 말을 하게 하려고, 언니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게 하고, 식당에 가서는 소라가 주문을 하지 않으면 음식을 시켜주지 않고 데리고 나온 적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뮤지컬 배우가 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홍보영상에 출연하여 TV에도 나오고, 리포터, 뷰티크리에이터, 강사가 되어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할 수 있는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자신의 활동을 과도한 에스앤에스(SNS) 활약으로 저를 어리둥절하게 할 때도 있어 연예인병이 걸린 것 같아 살짝 걱정도 됩니다.

지금 소라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소라와 수없이 연습했던 언어치료 활동, 면접을 보기 위해 수없이 소라와 밤새 연습하던 인터뷰, 뮤지컬 대사가 외워지지 않아 포기하려는 아이와 함께 밤새 연습하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시작한 뮤지컬극단이 사단법인이 되었고, 예비 사회적기업이 되어 조금씩 성장해 가고, 후배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소라를 보면 정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부족한 엄마들이 시작한 단체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셨고, 세상은 안 되는 일이라고, 아마도 안 될 거라고, 수없이 걱정 어린 분들의 말씀을 많이 들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없는 길을 개척해 가며, 발달장애인들이 선생님 되는 일은 없다고, 발달장애인은 뮤지컬 배우가 없는데 왜 우리한테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다고 하느냐는 아이들과 함께 세상에 없던 직업들을 만들어가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일이 때론 힘들고 지치고 어렵기도 하지만 이 순간 발달장애인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도전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당당한 부모로 살아갈 수 있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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