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에 대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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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대한 그리움
  • 편집부
  • 승인 2009.06.05 00:00
  • 수정 2013-01-31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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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믿어지지 않고 안타까운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한 집회가 지난달 28일 늦은 9시 동암역 광장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아제아제 바라아제”(가자, 가자 저 높은 곳으로) 반야심경이 울려 펴지는 가운데 동암역 북광장을 찾은 인천 시민들은 한 손엔 자유와 민주주의의 후퇴를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의미의 촛불을 들고 2줄 16명씩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울 거예요,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적힌 노란색의 추모리본 등, 수많은 인천시민의 추모의 마음을 표현한 리본들이 노란 촛불과 함께 북광장을 밝혔다.


 수많은 시민들이 노 대통령에 대한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소통했던 대통령, 탄핵을 당해도 불의에 타협하지 않았던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시민들과의 소통을 막고 대통령의 잃어버린 권위를 찾아주고 싶다는 집단들의 과잉충성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노 전 대통령과 소통에 대한 그리움만 쌓이게 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낙태발언 이후 장애인들과 이 대통령과의 관계는 멀어졌다.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을 찾은 이 대통령은 그들의 공연에 눈물까지 보였지만 이를 지켜본 장애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시립장애인전문치과가 개원해 기자를 비롯한 많은 서울 외 지역에 살고 있던 장애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얼마 전 장애인전문치과가 2013년까지 전국에 권역별로 설치된다는 복지부 발표도 나왔다.


 이렇듯 장애인들이 뭐가 필요한지를 이 대통령은 엘리트 직원, 파워 CEO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고 들었던 것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낙태발언과 같이 이 대통령이 선거 당시 제기됐던 원죄들을 묻어두기 위해 장애인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 우려된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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