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특집 / 장애인과 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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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특집 / 장애인과 일(3)
  • 편집부
  • 승인 2009.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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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실력을 타인을 위해 발휘하고 싶어요”

방칠성 / 토탈패션 옷 수선 사장

인천 남부초등학교 앞 할인마트 안쪽에 마련된 8평 남짓한 공간. 방칠성(57, 지체3급) 사장의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그는 9살 때 피난을 와 숙박업, 봉재공장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왔다.

“처음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건 스승을 잘 만난 덕이었죠. 공장에 취직을 했는데 봉재, 미싱 등 거기서 만난 선생님에게 기술을 배웠어요. 그렇게 옷과의 인연이 시작된 거죠.”

4살 때 원두막에서 떨어져 장애를 갖게 된 방 사장은 인천시 남구 숭의동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출퇴근을 한다. 비나 눈이 오면 버스를 이용하지만 불편한 몸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방 사장의 하루는 아침 9시 가게 문을 열면서 시작된다. 올해로 6년 째 운영해 온 이곳을 찾는 고객은 하루 평균 6명 꼴. 그는 식구가 많을 경우 옷 수선 가게를 창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장애인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그만큼 여건이 주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일을 하기 위한 기술도 갖춰야 하는데 교육 받을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이 재단 등 옷 수선에 관련된 일을 배우고 싶어 한다면 도와드리려고 해요.”

방 사장은 이미 지난 2001년 비장애인 두 명에게 기술을 가르친 적이 있다. 그는 보통 하루 2시간 씩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싶다고 한다. 미싱을 돌릴 줄 아는 경우라면 더욱 빨리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사장은 사업 뿐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벌써 인천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10년째 나가고 있다. 그에게 인생에서 가장 기뻤을 때가 언제냐고 묻자 그는 1990년대 즈음 서울시 노원구신체장애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을 때 했던 봉사라고 했다.

“밖을 나오지 못하는 1급 장애인 분들을 모시고 남이섬으로 나들이를 나갔던 적이 있어요. 그날 나들이를 다녀온 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너무 즐거웠다며 다음에 또 가자는 전화가 빗발쳤거든요. 그때 얼마나 기쁘고 보람됐는지 몰라요.”

그는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봉사활동을 간다. 물론 그만큼 경제적인 손실은 있지만 봉사활동으로 얻어오는 기쁨이 더 소중하다고 했다. 방 사장은 앞으로도 재가장애인들을 사회로 인도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방 사장의 부인도 소아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3급 장애인이다. 그는 어렸을 때 장애인이라고 놀림을 받던 그때에 비하면 지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많은 장애인들에게 주택, 일자리 창출, 교육 등의 지원이 이뤄지길 바랐다.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라고 합니다. 저는 장애인의 날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똑같은 인간인데 장애인의 날을 만들어 놓는 건 오히려 차별이라고 생각되네요. 비장애인의 날은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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