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특집 / 장애인과 일(1)
상태바
장애인의 날 특집 / 장애인과 일(1)
  • 편집부
  • 승인 2009.04.10 00:0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두렵지 않았어요!”

경제불황 속에 장애인들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지고 창업을 하려는 장애인도 줄어들었다. 힘든 시기에도 자립생활을 위해 동분서주한 3명의 창업장애인을 만나 그동안 어떤 과정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지 들어봤다. <취재=황혜선 기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기에 실패하지 않는 삶

박종윤/장애를 이겨내는 사람들 대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기에 항상 보람 있다는 박종윤(44) 대표. 그는 근육에 힘이 없어지는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지체 1급의 장애인이다. 하지만 그가 장애인이라고 비장애인보다 실력이 뒤처지거나 말주변이 부족하지 않다.

박 대표는 군대를 다녀온 후부터 몸에 이상이 있었고, 30대 초반부터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장애인생활시설에서 3년 정도 지내다가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때부터 그는 사회복지 공부와 자립을 위한 준비를 해오다가 마침내 2004년 7월에 ‘장애를 이겨내는 사람들’을 결성했다.

‘장애를 이겨내는 사람들’은 후원에 의지하지 않고 전문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인쇄-디자인 업무를 통해 자립적인 삶을 실현하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결성한 공동체다. 인쇄-디자인 업무를 하는 그린기획은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에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해 작업을 하고 있다.

“금전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사업이라기보다도 뭔가를 해나간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곳입니다. 제가 가진 장애가 중증이다보니 항상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어려움도 따릅니다. 그때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있어 저는 매우 든든합니다.”

박 대표와 함께 일하는 동료 장애인은 3명. 인터뷰 중 만난 김봉균 대리는 뇌병변 3급 장애인이었다. 김 대리는 박 대표에게 디자인을 배워 지금은 스승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뽐내고 있다.

“비장애인보다 2~3배의 작업 시간이 걸리다보니 퇴근 시간이 따로 없어요. 밤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죠. 낮엔 물건도 직접 배달하고 거래처 개발을 위해 항상 동분서주하구요. 아직까지 영업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작년 매출이 2억 정도라는 그린기획은 명함, 봉투를 시작으로 각종 인쇄물을 디자인하고 기획한다. 현재 학교나 일반 기업체 2~3곳을 주 거래처로 일을 하고 있지만 수익을 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그린기획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장애를 이겨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공동생활가정에 투자해요. 물론 저와 김 대리도 함께 생활하죠. 당장 월급을 많이 챙겨줄 만큼의 수익은 없어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지금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더 좋은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좀 더 기술을 배워서 고급스러운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또 그가 꿈꾸는 것은 장애인생활체육의 장을 여는 것. 수익사업의 활성화가 이뤄지면 주위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활동하고 꿈을 키워나가고 싶은 마음에서다.

“자립하고 싶은 장애인들이 있다면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미리 겁먹고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늘 도전하는 삶을 살라고 말이죠.” 박 대표는 여러 장애인들에게도 현실성 있는 일을 찾아 매사에 노력하자는 말을 덧붙였다.

‘장애를 이겨내는 사람들’의 공동생활가정인 푸른초장에서는 함께 생활할 장애인을 모집한다. 건강 상태에 따라 이용요금을 내고 그린기획에서 일을 배우거나 타 직장 일을 하면서 함께 지낼 장애인을 찾고 있다. 함께 하기를 원하는 장애인은 032-556-9329로 연락하면 된다. <황혜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