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로 나누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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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로 나누는 사랑
  • 편집부
  • 승인 2009.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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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명함 만들어 봐요”
▲ 사진 설명: 원영명(지적 시각 중복장애 1급) 씨가 점자명함을 제작 중이다.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관 어울림 일터, 그곳에 들어서자 시각장애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조금은 좁고 부족해 보이는 장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점자명함을 정리하고 있었다.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점자명함을 제작하는 이 사업은 지난 2008년 11월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채택돼 본격적인 장애인 고용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천시시각복지관에서는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직업재활팀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되던 사업으로 4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해오고 있었다.


 점자명함이란 일반적으로 주고받는 명함에 점자를 표기해 명함에 담긴 정보를 시각장애인이 쉽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명함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갖고 있는 명함의 표면에 필요한 정보를 점자로 찍어내는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이 곳은 저의 소중한 일터예요.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저의 일상을 바꿔 놓았죠.” 복지관에서 벌써 3년 째 점자명함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김종진 씨(지적 시각 중복장애 1급)는 점자명함 제작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현재 점자명함 제작사업에는 8명의 중증장애인과 2명의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맡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문서작업 능력이 필요한 사무직에는 비장애인 2명을 채용해 사업의 기본을 다지고 홍보와 제작직에는 면접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뽑아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홍보를 맡고 있는 염선자(시각 1급) 씨는 “직접 홍보를 나가서 PR을 하고 가까운 곳이면 배송도 해주고 있어요. 점자명함으로 인해 시각장애인들과 비장애인이 조금이나마 가까워 졌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사항을 털어 놓았다.


 현재 전국에서 점자명함 제작 의뢰가 들어오고 있어 뿌듯하다는 최선경 사회복지사는 앞으로 3년 이내 하나의 기업체로 완전 독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한 점자명함 부분 외에도 시각장애인의 직업이 다양화될 수 있도록 연구해나갈 부분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타인의 도움 없이 시각장애인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배려가 아닐까요.”


 어울림 일터는 노동부의 지원으로 3∼4월 중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함께 일하는 재단의 후원으로 리플릿을 제작해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점자명함 제작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팀 이창훈 032-876-3500(내선 8)으로 하면 된다. <황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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