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언/국립부곡병원 작업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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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언/국립부곡병원 작업치료사
  • 편집부
  • 승인 201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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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힘을 믿는 학문

1.작업치료란 무엇인가
2.정신과 작업치료를 이해한다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법한 ‘작업치료’.
요즘에는 ‘작업’이라는 말이 남자가 여자에게 대쉬하는 표현으로 더 익숙해진 듯하다. 단지 이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작업치료에 대해 전해보고자 한다.
보건의료분야로서 전문재활치료서비스에 해당되는 작업치료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팟캐스트 ‘잡수다’에서 소개되고 드라마 ‘내딸 꽃님이’ 덕에 작업치료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작업치료사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대학병원 재활의학과나 재활전문병원인데 아마도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본인이나 지인이 중증질환에 걸리지 않고서야 직접 접할 기회가 없는 직종군에 해당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작업치료사는 정규대학의 작업치료학과를 졸업하고 국가고시를 통해 작업치료사라는 면허를 발급받아야 자격이 주어지는데 활동분야는 주로 대학병원이나 전문재활병원, 복지관 의료재활파트, 노인병원, 요양원, 치매센터, 발달장애아동센터, 정신보건센터 등이다.
작업치료는 일반적으로 뇌손상환자, 중풍, 치매, 정신병, 발달장애 등을 치료하고 재활의학과에서 이뤄지는 환경 탓에 물리치료사로 혼동,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리치료는 전기, 운동, 물, 열 등과 같은 가학적인 힘이 들어가는 물리라는 매개를 이용해서 치료하고 작업치료는 작업이라는 매개를 이용해 치료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작업occupation’이라는 것은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활동 중 환자 스스로가 가치 있고 의미를 느끼는 활동을 치료적 작업으로 사용한다. 작업치료학에서는 다른 학문에 비해 인간에 대한 연구를 일찌감치 시작해왔다. 일상생활 영역에서 씻고 화장하고 밥 먹고 쇼핑, 놀이여가영역게임, 자기개발학습, 사회적 참여 동호회활동, 봉사활동 등으로 인간의 활동영역을 구분해 놓았다.
그래서 작업치료사는 환자 개인의 삶에서 이러한 각 활동작업이 요구되는 영역을 선택하여 각 영역에서 부족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훈련시켜 회복 또는 예방하여 사회로의 복귀를 돕는 일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낚시를 좋아하던 사람이 뇌출혈로 인해 편마비증상으로 작업치료를 받게 된다면 작업치료사는 그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낚시를 좋아했던 점을 치료초점으로 잡고 그 사람의 마비된 측면의 손 기능과 근력 협응력 등을 향상시키거나 보조도구를 이용하여 그 사람이 그토록 좋아하고 스스로 의미 있게 생각하는 낚시를 최소한의 기능으로 다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외에도 발달이 지연된 아동들 중 촉각이 예민하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어렵거나 전정기관의 예민함으로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를 가진 아동과 보호자가 있다면 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또래 관계 형성이라든지 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로서의 교통수단 이용이라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작업치료사는 아동들의 감각을 통합하는 치료를 통해 성장발달을 촉진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업치료사는 환자 대상이 다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도록 훈련시키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그 사람에게 의미 있고 필요한 작업을 찾아주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그래서 작업치료사의 신념은 인간은 작업을 통해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작업의 힘을 믿는 것이다. 세상의 많은 위인들이 절망에서 새 희망을 찾아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의 삶에서 ‘작업occupation’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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