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옥순
무명적삼 한 벌 달빛에 빨아 널어
미명에 축축한 채로 걷어 입으시고
새벽재단 종치러 가시던 어머니
여섯 개 양은 도시락
채워 부뚜막에 나란히
아버지 밥그릇 수북히 올리고
육남매 배곯을까 더 얹어
당신은 주걱 끝에 묻은 밥알 몇 올
물로 배를 채우시던 어머니
그땐 어머닌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부뚜막에 앉아
찬밥 한 덩이 물 말아 드셔도
헌 옷 입으셔도
당연한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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