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법원, 시설 거주 장애인 사망 국가책임-일실이익 또다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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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법원, 시설 거주 장애인 사망 국가책임-일실이익 또다시 외면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3.01.23 14:53
  • 수정 2023.01.23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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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변호사, “시설에서 잔혹한
폭행으로 사망사건 발생했음에도
국가에는 면죄부 줘 ··· 일실이익
전혀 인정하지 않은 차별적 판결”
서울행정법원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제5민사부는 1월 19일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 사건에 대해 피해자 김 씨의 유족 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기각, 1심을 그대로 유지하는 판결을 했다. 또한 2심에서 중요하게 다툰 장애인의 ‘일실이익’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3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소재 미신고시설 ‘평강타운’에서 거주하던 중증 지적장애인 김 모 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활동지원사 정 모 씨는 김 씨가 새벽예배 참석을 거부하고 커피를 바닥에 쏟았다는 등의 이유로 머리를 쳐 숨지게 했다. 김 씨의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 및 뇌부종이었다.

가해자인 활동지원사 정 씨는 형사재판을 통해 2021년 4월 말 상해치사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시설장 A 씨에겐 지난해 12월 22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당초 김 씨는 신고시설에 입소했지만, 시설장 A 씨가 건물을 개조해 같은 부지 위에 신고시설과 미신고시설을 나란히 운영하면서 김 씨를 미신고시설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들은 가해 활동지원사를 감독하는 시설장이자 미신고시설을 운영한 A 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신고시설을 적발하지 못하고 시설을 폐쇄하지 않은 평택시와 대한민국에도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는 지난해 1월 27일 시설장 A 씨와 평택시를 ‘공동불법행위자’라고 판단, 유족들이 청구한 약 2억2000만원 중 1억4200만원에 대해 시설장에게는 100%, 평택시에는 70%의 책임을 부과했다.

1심 재판부는 시설 관리감독에 대한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지만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은 기각했다.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 관련해선,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시설 평가가 3년마다 이뤄지고, 이 시설이 2016년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F’ 등급을 받긴 했으나 곧바로 시설폐쇄 등의 처분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들며 “대한민국 소속 공무원이 법령을 위반했거나, 이 사건 사고 같이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시설 거주 장애인 사망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일실이익’ 관련해선 중증장애인 인신사고의 경우 현재 수입이 없고 향후 노동에 종사할 개연성이 낮다는 이유로 일실이익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판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률 대리인을 맡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김남희 변호사는 “시설에서 잔혹한 폭행으로 사망사건이 발생했음에도 1, 2심 모두 지자체 책임은 인정하고 국가에는 면죄부를 줬다는 점, 특히 손해배상책임에서 가장 중요한 일실이익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은 차별적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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