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1+10 제5기 인천시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의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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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1+10 제5기 인천시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의 의미와 과제
  • 편집부
  • 승인 2022.12.15 11:40
  • 수정 2022-12-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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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_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인천은 이제 전국이 주목하는 지역이다. 전국 최초로 인천시와 10개 군·구가 함께 시민을 위한 복지계획을 수립했다는 사실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주목은 우려를 동반한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맘을 담았다.

올해는 제5기(2023~2026년) 지역사회보장계획(이하 보장계획)을 수립하는 시기다. 보장계획은「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근거한 법정계획으로 4년마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수립하는 중장기 계획이다. 시민과 공공이 함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정책에 집중해야 할 것인가’ ‘그 정책이 시민들의 복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를 계획하고 점검하며 복지공동체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2006년 첫 보장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16년이 흘렀으나 지역사회보장계획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낯설다. 그렇다 보니 주민 역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언젠가부터 수립과정에 민과 관, 시민이 사라지고 보장계획 연구용역만 남았다. 거기다 ‘납기일’에 쫓겨 6~7개월 안에 실태조사와 계획수립 과정을 모두 마쳐야 한다.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지역 문제와 개선방안을 찾는 토론 작업은 생략되거나 줄어든다. 결국 보고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고 보고서로만 남아 책꽂이에 꽂히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번 인천시 5기 보장계획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인천시와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인천사서원), 10개 군․구가 공동작업에 합의해 인천시 10개 군구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사회보장 균형발전 방안을 제시할 근거를 만들고, 인천사서원 모든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계획수립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였다. 정책적으로는 10개 군구의 사회보장전략체계를 담고 기초자치단체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정책들을 담아내기 위해 소득․일자리, 보건의료, 지역사회 통합돌봄, 도시․주거․환경, 교육․문화 등 5개의 전략체계를 구성하였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고통받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시민참여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군구협의체 인원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컨설팅, 자문 등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한국의 복지제도는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면 대부분의 복지혜택 대상자가 되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다른 혜택도 받지 못하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는 2014년 송파 세 모녀, 2022년 8월 수원 세 모녀, 11월 신촌 모녀 자살 등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 고지서가 집 앞에 쌓여 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웃에 누군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제도를 안내하고, 연계해 주었더라면 이들이 절망 속에 생을 마감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공전달체계는 시민 한명 한명을 찾아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제5기 인천시 보장계획에서는 민간자원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군구협의체 인원을 보강하고, 사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 강화를 위해 12억의 예산을 배정하였다. 가히 전국 최초 모델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노력은 2년 연속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이러한 결과는 2021년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을 위해 10개 군구 공공과 군구협의체 간담회를 시작으로 2022년 민․관 시민이 계획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실이다. 한편 10개 군구 계획수립 과정에 참여한 현장 전문가와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 복지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소할까에 대한 치열한 논의 끝에 공공이 움직이기 어려운 부분들을 민간이 보완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었고 이를 위해 민간자원을 네트워크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논의가 정책으로 개발되거나 선정되었고 논의 과정에 서로 다른 현장과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예컨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 자원들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군구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또 아동 현장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는 현재 인천에는 아동과 관련한 시설 확대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의 자립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서 중점전략사업에 장애인 자립 관련 사업으로 선정하는 것을 제안했다. 어떤 참여자는 ‘자신의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항상 목소리를 높였는데, 더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하는 현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목소리를 줄였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러한 경험들 속에서 조금은 낯설고 시행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서로의 교훈이 되고 힘이 되었고, 군구협의체 사업 활성화를 위한 인원 확충이라는 성과도 얻었다.

이러한 경험이 순간 타올랐다 꺼져 재가되지 않았으면 한다. 민과 관, 시민이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들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주민은 지역의 활동가가 되어 주변을 살피고, 공공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공감하고 행복할 수 있는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 의하면 1번의 대형 사고가 터지기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작은 사고는 300번의 작은 징후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5기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과정에서의 작은 변화들이 인천에 더 이상 소외되고 아픈 사람이 없는 복지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단초가 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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