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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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 되길 바라”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2.11.18 13:24
  • 수정 2022-11-18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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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권익옹호기관 대회 장관표창

정미진_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 팀장

지난 10월 26일 제5회 전국장애인권익옹호기관 대회에서 장관 표창을 받은 정미진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 팀장은 수상소감 질문에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게 수여하는 상을 대리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겸손해했다.

“우리 기관이 하는 일이 학대 등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분들을 찾아내 조사를 하고 상담을 통해 지원을 해주고 사후관리를 하는 일이잖아요. 저 역시 다른 직원들과 다르지 않게 그 업무를 했을 뿐이에요. 아마, 앞으로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피해자 지원을 하라는 뜻으로 주신 당근이 아닐까 생각해요.”

정미진 팀장이 소속돼 있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문을 연 것은 지난 2017년 9월로 아직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말은 곧,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학대에 대해 인식 변화가 시작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직 우리 사회에는 학대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스스로 신고를 하거나 하는 일이 많지 않으며, 특히 장애인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 정 팀장의 이야기다.

“장애인 학대의 경우 무엇보다 피해자가 장애인이다 보니 의사소통이나 표현에 서툰 경우 그 사실을 스스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또한, 노인학대도 그렇지만 장애인 학대의 경우에도 가족 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대의 기준에 대해서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호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간혹 신고를 받고 찾아갔을 때는 이미 학대의 피해로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다치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마주하게 돼요. 그럴 때마다 참 마음이 아프죠.”

장애인 학대에 대해 정 팀장은 ‘장애’와 ‘장애가 아님’을 구분 짓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내 학대가 빈번한 것 역시 장애인을 구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제가 만났던 장애인 학대의 경우, 부모님이 체벌의 기준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정말 아이를 미워해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음에도 결과적으로 학대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분들에겐 부모교육만으로도 정말 큰 변화가 나타나기도 해요. 우리 기관은 꼭 학대사례를 찾아내 고소·고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부모, 보호자 교육도 함께 하고 있어요. 재발 방지야말로 저희가 가장 바라는 결과니까요.”

도심은 물론 강화와 옹진의 섬마을로 장애인 학대 피해자들을 만나기 위해 발로 뛰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항상 조금 더 많은 분을 발굴하지 못하는 것, 또 사후 모니터링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정 팀장은 인력이 늘어난다면 좀 더 많은 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맡은 장애인 학대 사건만 157건에 달해요. 이 외에 차별이나 일반사례를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나죠. 그런데 기관에서 조사하고 피해자를 만나고 일을 진행하는 직원은 7명뿐이에요. 보통 한 사례당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 가는 경우도 있다 보니, 사후 모니터링 단계가 조금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앞서도 말했지만, 학대 사건은 이후 그분이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아주 중요한데 인력 부족으로 그 부분이 소홀해지는 게 제일 마음 아프죠. 바람이 있다면 조금만 인력이 확충돼서 보다 많은 분을 만나고 그분들의 향후 생활까지 단단하게 지켜드리고 싶어요.”

정미진 팀장이 바라는 사회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슬로건과 같다. 바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가 그것이다. “‘장애’를 가졌다는 것이 차별과 학대의 근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애’를 그 무엇과도 구분 짓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런 사회가 조금은 더 빨리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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