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애인 등 재난안전취약계층 대책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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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애인 등 재난안전취약계층 대책 있는가
  • 편집부
  • 승인 2022.11.17 09:16
  • 수정 2022.11.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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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참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월 13일 광주광역시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불이 나 입소 장애인 59명과 직원 6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27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난 4층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던데다,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도 있었지만 대부분 경증에다, 직원들의 빠른 대처로 화를 면했다. 특히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고, 자동화재속보설비로 119상황실에 신속히 화재 신고가 이뤄져 화재 발생 6분 만에 소방대원들이 도착한 점과, 매년 두 차례 소방 대피훈련 등의 효과가 컸다. 재난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장애인시설이라서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소방설비와 평소 대피훈련 덕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번 광주 장애인시설의 경미한 화재사고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다. 올해 들어서만 화재로 장애인 일가족 등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8월 24일 서울 은평구 역촌동 다세대주택 2층에서 불이 나 4층에 살던 50대 장애여성이 숨졌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중증시각장애인으로 월 120시간, 하루 5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었지만, 불이 난 새벽 시간에는 활동지원서비스 없이 혼자였다. 지난 3월 16일에도 전북 김제시 신풍동 단독주택에서 화재로 70대 매형과 거동이 어려운 50대 장애인 처남 3명 등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3월 8일에도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서 주택 화재로 하반신 마비 60대 장애인이 사망했다. 이처럼 전국에서 주택 화재로 재난 취약계층인 장애인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 화재로 죽거나 다친 장애인은 모두 240명(사망 96명, 부상 144명)이었는데, 2020년 174명(사망 59명, 부상 115명)에 비해 37.9%(66명) 증가했다. 2021년 전체 장애인은 264만 명으로, 10만 명당 3.6명(96명)이 화재로 숨진 반면, 비장애인 사망자는 207명으로, 10만 명당 0.4명꼴이었다. 사망자 비율만 보면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9배나 높다. 장애인 인구수는 비장애인의 20분의 1이지만, 인구수에 비해 장애인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신체적으로 재난상황 인지 및 대처 능력이 비장애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각종 재난안전에 취약한 장애인들의 잇따른 희생을 막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안전·구조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끊임없는 화재 등 각종 재난에 의한 장애인 참변이 잇따르자, 2017년 1월 재난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해 장애인을 안전취약계층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초점이 맞춰진 안전관리 시스템이나 위기상황 대처 지원 시스템은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장애인재난안전정책이 부처별로 산재해 있어 정책 수립 및 평가 컨트롤 타워조차 없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장애인 재난을 예방 및 대비하고 재난 발생을 총괄할 수 있는 별도 (가칭)장애인재난안전기본법을 제정하고 정부 차원의 장애인재난안전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장애인에게는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같은 대형재난뿐만 아니라 일상이 재난이고 모든 재난 상황은 응급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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