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유엔장애인권리협약 최종견해 활용한 장애인권 증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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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유엔장애인권리협약 최종견해 활용한 장애인권 증진 방향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2.11.17 09:16
  • 수정 2022.11.17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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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는 지난 8월 24~25일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RPD) 이행 상황을 담은 2, 3차 정부 보고서 병합심의를 받았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UN CRPD 이행에 대한 권고사항을 담은 최종견해를 지난 9월 9일 채택했다. 이에 한국장애포럼은 10월 28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최종견해를 활용한 장애인권 증진’을 주제로 ‘2022 국제장애인권컨퍼런스’를 개최했다. _이재상 기자

한국, ‘장애시민’ 자리 만드는 데 실패···최종견해 이행계획 수립·시행해야

 

CRPD위원회 “한국, 장애인 지속적

시설화-지역사회 통합과 활동지원

포함 필수적 서비스지원 노력부족”

 

“장애인 자살-실종예방 국가전략 채택

가족환경서 장애자녀 양육할 수 있도록

효과적 지원 보장할 정책 채택해야”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은 “지난 8월 열린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27차 세션에선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UN CRPD 이행 상황이 보고됐고 한국의 경우 여러 장애 이슈 중에서도 탈시설과 장애인 가족 구성원의 돌봄 부담으로 인한 지속적 사망사고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시설 수용인은 장애인거주시설 2만9086명(1539곳, 2021년), 정신장애인요양시설 8,828명(1,131곳, 2020년)이다.

정부는 지난해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2021년 탈시설 시범사업 예산은 21억 원에 불과한 반면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예산은 탈시설 예산의 300배가 넘는 6,290억 원 규모임만 봐도 한국이 CRPD 탈시설 가이드라인에 적시된 ‘시설에 대한 투자를 막아야 한다’는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 중앙정부의 탈시설 정책의 첫 단추인 2023년도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의 명칭을 ‘장애인자립지원시범사업’으로 변경해 ‘탈시설’ 지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회계 구분도 기존 일반회계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 예산으로 편성했는데, 시범사업 종료 후 일반회계를 통한 탈시설 본사업 추진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사망 사건’ 관련해선 장애인, 특히 학령기 아동과 가족에 대한 지원 부족으로 장애인의 돌봄이 가족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부터 10년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만 해도 최소 40여 건 이상이지만 이와 관련된 공식적 통계조차도 없는 상황.

최 국장은 “한국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교육, 주거, 노동, 이동, 돌봄 등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장애시민’의 자리를 만드는 데 실패했고, 결국 장애인들은 집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시설로 추방당하고 있다는 점을 유엔에 알렸다.”고 전했다.

이에 위원회는 최종견해를 통해 탈시설 관련해선 “한국의 경우 장애인의 지속적 시설화와 더불어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과 활동지원서비스를 포함한 필수적 서비스 지원의 제공에 대한 예산과 다른 조치에 대한 노력 부족” 등에 우려를 표했다.

한편 지난 9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코로나19(COVID-19) 펜데믹 이후 ‘긴급상황을 포함한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위원회는 시설수용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관행이자 폭력이며, 장애인권리협약 제5조(평등과 차별금지), 제12조(법 앞에서의 평등), 제14조(개인의 자유와 안전) 위반 사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CRPD위원회의 탈시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시설수용을 종식하기 위한 당사국의 의무, 탈시설 과정의 핵심요소 이행, 장애인의 존엄성과 다양성에 기반한 탈시설, 법률 및 정책 프레임 워크 활성화, 포괄적인 지역사회 지원 서비스·제도·네트워크,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기반에서 주류 서비스에 대한 접근, 분쟁 상황을 포함한 위험 및 인도주의적 비상 상황에서의 긴급 탈시설, 구제 및 배상·보상, 세분화 통계, 탈시설 과정 모니터링, 국제협력 등이다.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망’ 관련해서 위원회는 “장애인 자살 및 실종 예방을 위한 국가 전략을 채택하고 이행할 것과 장애인 가족이 가족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지원을 보장할 수 있는 입법 및 정책을 채택할 것” 등을 권고했다.

최 국장은 “지난 27세션에서 한국, 일본 등 아·태지역 10개국에 대한 심의와 최종견해를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최종견해에 대한 이행계획을 발표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했다.

이어 “다음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4~6차 한국 정부에 대한 심의는 10년 이후에나 있을 예정”이라며 “정부의 협약 최종견해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협약 이행 촉진을 위한 지역 내 국제 연대를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최종견해 이행위해 정부-장애인단체

참여하는 실무그룹 구성해 최종견해

이행 완료기간 등 행동계획 작성해야

 

∎거투르드 페포아메 위원은 “한국 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 작성을 담당했다. 최종견해 이행을 위해 한국 정부와 장애인단체, 기타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며 “실무그룹은 최종견해 이행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이행을 완료하기 위한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포함한 행동계획을 작성해야” 함을 주장했다.

‘동의 없는 추적장치’와 관련해 지적장애인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즉각 중단돼야 하며 CRPD와 장애 인권적 모델에 부합하는 실종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함을 권고했다.

‘특수교육의 지속’과 관련해선 특수교육 학교의 지속적 증가와 유치원 이외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장애아동이 교육부 지원에서 제외되고 있음에 유감을 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 모든 교육 수준의 주류교육에서 포용의 문화를 촉진하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종합적 통합교육정책을 채택하고 이행하도록 긴급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권고했다.

이러한 노력에는 교육 요건 및 필요한 시설에 대한 인권 기반의 개별적 평가를 실시하고, 교사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통합교육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 등이 포함되며 나아가 보건복지부 산하 분리 어린이집에 다니는 장애아동은 반드시 교육부 산하 일반유치원으로 편입돼야 함을 강조했다.

‘최저임금 대상에서 배제되는 장애인 노동’ 관련해선 위원회는 개방 노동시장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모든 차별적 법률을 폐지하고 모든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할 효과적인 조치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최저임금법을 검토해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해 동등한 보수를 보장하고 해당 법에서 배제된 장애인에게 보상을 제공할 것과 나아가 포용적 고용정책을 도입하고 장애인이 개방 노동시장의 업무 및 고용, 그리고 포용적 업무환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강화할 것을 장려했다

아울러 장애여성의 개방 노동시장 참여를 증대하기 위한 할당제 등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특별 보호조치를 효과적으로 이행할 것을 제안했다.

위원회는 한국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와 분과위원회가 효과적으로 장애 정책을 조정하지 못했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준비도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장애인 문제들을 인식하고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와 분과위원회의 회의 횟수를 늘려 장애 정책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것과 국가인권위원회가 효과적이고 독립적으로 기능하고 인권의 증진과 보호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의 원칙인 ‘파리원칙’을 준수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정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인력을 충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주의, 장애인차별구제소송

제기에 커다란 걸림돌 작용-장차법 활용 위축

공익소송 비용 감면 가능하도록 법 개정돼야

 

∎김강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건강권리옹호센터장은 “위원회는 장애인의 권리와 관련된 소송에서 패소한 장애인을 상대방 변호사 보수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하고, 추가적인 비용이나 행정적인 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접근 가능하고 공정한 보상제도를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지하철에 승·하차하는 장애인의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보장을 위해 제기됐던 ‘지하철 단차 소송’에서 패소한 장애인 두 명에게 법원은 원고 두 사람이 각 500만 원씩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장애인들은 항고를 제기하고, 소송비용 산정의 근거가 되는 민사소송법 제98조 및 제109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당사자의 항고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우리나라는 민사소송법 제98조 및 제109조에 따라 변호사 선임료를 포함한 소송비용을 패소자가 부담하고 있다. ‘남소 방지’를 위해 도입된 ‘소송비용 패소자부담주의’는 미국이나 일본 등의 ‘소송비용 각자부담주의’와 구별된다.

‘패소비용의 부담’은 장애인차별구제소송을 제기함에 있어 큰 부담이 되어 왔고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활용을 위축시켰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나 법무부장관의 시정명령이 장애차별을 시정하고 권리를 구제하는 데 있어 불충분한 만큼, 소송을 통한 법적 구제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기각하자, 장애인단체총연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올해 7월 소송비용을 패소한 당사자에게 부담하도록 규정한 민사소송법 98조와 109조는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적용 소송의 소송비용 감면에 대해서는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등의 공동주최로 간담회가 개최됐고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의 발의가 추진 중이다.

김 센터장은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와 발맞춰 추진되고 있는 법 개정 움직임을 환영하며 장애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을 포함한 공익소송의 소송비용 모두 감면이 가능하도록 민사소송법 등 일반법의 개정도 필요하지만 특별법인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먼저 개선을 이루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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