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부활시킨 ‘최중증’발달장애인 돌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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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부활시킨 ‘최중증’발달장애인 돌봄사업
  • 편집부
  • 승인 2022.10.06 09:38
  • 수정 2022.10.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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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최중증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사업을 추진 중인 정부가 시범사업 대상인 ‘최중증발달장애인’을 1만2천여 명으로 집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체 발달장애인 25만5천여 명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로, 정부 시범사업 대상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발달장애인 돌봄지원 강화대책’ 문건에서 확인된 내용으로, 장애 정도를 구분해 정부가 발달장애인을 조사한 첫 사례라고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최중증’의 정의와 기준 자체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장애 정도를 구분해서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면 사실상 2019년 7월 폐지된 ‘장애등급제’의 부활이라고 우려한다. 정부가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이에 앞서, 올해부터 광주광역시에서는 최중증발달장애인 20명을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24시간 돌봄서비스 시범사업’이 시행 중이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개정 법률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최중증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돌봄서비스란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최중증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상생활 훈련, 취미활동, 긴급돌봄, 자립생활 등을 전문적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전면 시행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그런데, 복지부는 ‘최중증’을 선정하면서 보건사회연구원의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일상생활 수행 여부, 의사소통 지원 필요성, 도전적 행동수준 등을 기준으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복지부의 ‘2021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돌봄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은 1만2000여 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시설 입소 발달장애인만 2만3천여 명으로 전체 거주시설 입소자 10명 중 8명이 발달장애인이었다. 전체 발달장애인 중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22.5%나 된다.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발달장애인도 18.4%에 달한다. 발달장애인 중 31.8%가 평일 낮을 주로 부모나 가족과 보내고, 20.2%가 집에서 혼자 보낸다. 발달장애인 돌봄이 전적으로 가족 부담인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최중증만을 선별해 지원한다면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발달장애는 중증·경증 구분이 없다.”면서 “장애 정도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돌봄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오죽했으면, 4월 전국의 발달장애인과 가족 2천여 명이 모여 ‘24시간 지원’ 등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557명이 삭발했겠는가.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이 자립 지원이 아닌 부모의 양육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보충적 서비스를 채우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되고, “서비스 지원의 전제는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돼야 한다.”는 지적을 정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보호받는 정책이 아닌, 주체적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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