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한 이규재 청년작가
<장애인생활신문>에도 소개됐던 발달장애인 청년작가 이규재 씨가 청와대 개방 첫 번째 행사인 장애인예술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에 잠가한 이후 다시 한번 본지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는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전시회였던 만큼 그동안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를 했음에도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이규재 작가는 회상했다.
“청와대 춘추관이 전시관으로 첫 스타트를 하는 1호 전시에 함께하는 것이라 너무 기뻤어요. 기라성 같은 대선배님들과 함께 그림을 걸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웃음) 또 선배 작가님들의 작품을 보며, 저도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이번 전시명이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인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어우러져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어서인지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아요.”
이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신비한 마법의 숲>이라는 자신의 30호 그림을 전시했다. 물감과 혼합재료를 섞어 나무의 질감을 표현하고 사계절 나무의 변신 모습을 색으로 표현한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저는 나무를 좋아해서 그림으로 자주 그려요. 사람들은 저를 나무작가라고 부를 정도예요. 나무와 나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예요. 기분이 좋아지는 숲은 신비한 마술사입니다.”
실제로 기자가 이규재 작가와 처음 만났던 ‘제2회 오버 더 레인보우 전시회’에서도 그의 작품은 주로 산과 나무, 바다 등 자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특히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별나무입니다. 별 주우러 오세요>는 가족과 성묘를 가서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주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한 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았었다.
이규재 작가의 작품은 이번 전시기간 중 ‘한국관광공사’에 판매됐다. 그는 나름 ‘잘 팔리는 작가’이기는 하지만 공공기관에 판매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제 나무 그림을 보고 우리나라의 예쁜 사계절의 산을 보는 듯 멋지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처음에 한국관광공사에서 제 그림에 구매한다는 표시인 빨간 스티커를 붙였다는 주최 측인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배은주 대표님께 얘기 들었을 땐 믿기지 않았어요. 그리고 나무를 좋아하는 제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많이 기뻤고요. 우리나라의 나무들이 이렇게 멋지게 숲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려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관광 오면 좋겠습니다.”
이규재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작가로서의 자신의 필모그래프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었다. 오는 10월 26일 서울 대학로 이음갤러리에서 그의 6번째 개인전을 준비함과 동시에 강화 더리미미술관과 광주비엔날레에서 기획전시가 예정돼 있다. 또, 현재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서울시향)의 미술작가로 계약돼 있는 만큼 앞으로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예술을 연구해 볼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해진 공식으로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내가 나만의 감각으로 보고 느끼는 이규재식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릴 생각이에요. 많은 분들과 그림으로 마음을 나누는 화가가 되고 싶어요.” 기자가 2년 전에 만났던 그는 어느새 모두가 알아보는 멋진 청년작가로 성장해 있었다. 다음에 그를 다시 만날 공간이 어디일지, 그리고 그의 작품이 어떨지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더 커졌다. 하지만 그는 분명 기자의 기대보다 훨씬 훌륭한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란 걸 의심치 않는다. 다음 만남이 더욱 기대되는 이규재 작가를 응원한다.
차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