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보호작업장 기관근무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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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보호작업장 기관근무를 시작하며
  • 편집부
  • 승인 2022.09.16 14:04
  • 수정 2022.09.16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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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수 / 굿윌스토어 부평점 원장

지난 17년간 물품 재사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금으로 국내외 배분사업을 하는 재단법인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굿윌스토어 부평점에서 근무 중이다. 과거 근무했던 단체와 거의 유사한 사업폼을 가지고 있으나, 목적사업에서 완전히 다른 곳이 바로 굿윌스토어(부평점)이다. 


 지난 근무기관은 돈을 벌어 다양한 복지, 환경 배분사업을 했다면 굿윌은 선택과 집중이 선명하다. 장애인 고용, 근로장애인 복지향상, 장애인 근로기능 향상이다. 


 필자는 지난 17년간의 사업운영 법인운영의 경력으로 본 기관을 맡아 일하게 됐지만, 이보다 더 중요하고 크리티컬한 문제가 바로 목적사업인 것이다. 이 목적사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에 이를 수 있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관련해 굿윌스토어(부평점)의 목적사업에 대해 필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싶다.


 첫 번째. 장애인 고용이다. 현재 굿윌스토어 부평점에는 근로장애인 10명이 근무 중이다. 모두 중증장애이다. 보호작업장은 용어 그대로 근로장애인을 보호하면서 작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생산성만을 강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성이 높아져야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고 수익이 더 많이 창출되어야 근로장애인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회복시시설 및 소셜섹터그룹의 미션을 수행함에 있어서 딜레마가 존재하지만, 이곳 굿윌 또한 풀기 쉽지 않은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근로장애인들과 함께 시설 전반과 시설의 사업 전반을 챙기고 있는 나를 포함한 종사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있다. 경증근로장애인은 본 기관과 같은 보호작업장 및 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하지 않는다. 일반 기업체에서 근무를 하며 최저시급 이상을 급여로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증근로장애인들은 어떻게 하는가? 이들은 본 기관과 같은 보호작업장이나 기타 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중증장애를 가진 자이면서 기본적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기본적인 근로를 할 수 있는 범주의 대상자를 찾아야 하는 것이며, 이들에게 최저시급 이상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 숙제가 있는 것이다. 본 사업장은 안타깝게도 시설의 수익만으로 이들에게 최저시급을 제공하지 못하고 최저임금 적용 제외 국가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중증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면서도 시설에서 생산력을 높여 최저시급을 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딜레마인 것이다. 당연히 채용시장에서 고용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손 놓고만 있지는 않다. 필자는 본 기관에 임용된 날부터 본 시설의 근로장애인의 기능 정도를 파악하여 각각의 업무 분장을 하고 있다. 이유는 이들의 업무만족도 향상 및 근로능력 향상이 목적이며 시설운영 측면에서도 전체적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필자가 기대하는 바는 결국 근로장애인들의 근로기능이 향상돼 본인의 만족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이곳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또한 기능이 다른 각각의 근로장애인들이 자기 기능을 찾아간다면 전체적인 생산성이 높아짐으로 결국 기관의 수익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이것은 곧 근로장애인 고용 확대와 연결되는 것이다.


 두 번째, 근로장애인 복지향상이다. 첫 번째 사안과 연결되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보호작업장에서 부끄럽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국가 제도(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최저시급을 근로장애인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사실 이를 위해서는 본 시설의 수익이 현재보다 2.5배 늘어야 가능하다. 일반기업에서 기업의 실적 목표를 20~30% 설정하고 달성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는데 2.5배를 향상시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첫 번째 딜레마에 대한 필자의 답변과 같이 이 또한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 걸음 아니면 반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비장애인들도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과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종종 접한다. 근로장애인도 마찬가지다. 현재 각각의 근로장애인들 직무능력이 앞으로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분명히 지금보다 나아질 것을 믿는다. 이를 위해 필자와 함께 종사하는 종사자들과 함께 고민하며 조금씩 근로장애인들을 동기부여하며 시설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열심히 한 만큼, 우리의 한계를 조금씩 넘어가는 만큼 나에게 종전보다 더 나은 복지환경이 주어지는 것을 경험케 하자는 것이다. 다행인 것이 근로장애인들의 급여를 올리는 것은 필자(시설장)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단순계산을 해 볼 때 본 시설의 수익이 25% 증가하면, 근로장애인들의 급여를 16% 인상 시킬 수 있다. 필자의 단기 목표이다!


 세 번째, 장애인 근로기능 향상이다. 본 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장애인 중 제일 기능이 좋은 직원의 꿈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이다. 비단 이곳 보호작업장보다 급여를 더 많이 주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편의점 알바라는 것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그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지금의 자신의 모습보다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그는 이곳 보호작업장에서 근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3층 의류분류장에서 의류를 분류하는 것부터, 그 다음 고객이 물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예쁘게 매장에 디스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더 나아가 고객이 선택한 물품을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도록 계산을 하는 것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이 이전에 구매한 물품을 다시 들고와서 반품을 요청할 때  고객의 욕구에 맞추어 반품을 해 드리는 것까지…. 이 근로장애인에게 산 넘어 산이 되는 것 같은 어려움일 수 있겠으나, 필자가 정리한 업무를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다면 그의 꿈이 곧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이곳 보호작업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반이 지났다.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물품 기증을 늘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변의 후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머릿속을 장악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아주 선명한 해상도로 나로 하여금 보게 하는 내용이 바로 함께 일하는 근로장애인들의 현재의 모습과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다. 현재의 모습에 멈출 것인가? 훈련, 교육, 근로를 통해 이들의 삶의 환경과 삶의 만족도가 진일보할 것인가? 오늘도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지만 멈추어 있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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