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눔 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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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눔 큰 기쁨
  • 편집부
  • 승인 2022.07.07 09:25
  • 수정 2022-07-07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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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_인천혜광학교 교장

우리나라는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영유아 단계부터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전공과까지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특수교육 현대화 사업 추진으로 교육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장애학생들은 더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교육 여건뿐만 아니라 장애인복지정책도 날로 개선되어 생활 속에서 각종 서비스를 받게 돼 장애인들의 삶의 질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장애인 교육, 복지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더욱 풍요로운 시대에 살 수 있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정신적 가치 측면에서 볼 때 과연 외형적인 풍요로움 만큼 내면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고 질문해 보면 그렇다고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요구는 더욱 많아지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은 적어지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장애인들은 비록 생활이 어렵더라도 정신적으로 이것을 극복해내려는 강인한 의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약하고 쉽게 절망하는 모습들이 나타나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본교는 감사하는 마음을 통하여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 정신을 고취하기 위하여 학생들에게 국가로부터 받은 교육 혜택을 통하여 습득한 다양한 능력들을 봉사활동이라는 통로로 사회로 다시 환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전공과에서는 학기 중 매주 1회 3시간 동안 안마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건소, 보훈병원, 동사무소 등 요청이 있는 기관을 선정하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안마로 기관에 찾아오는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로 어르신들이 대상이 되는 안마 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이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등 호응이 좋고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광명복지재단과 협력하여 일부 단원으로 구성한 앙상블 팀을 조직하여 지역 내 병원이나 호스피스 병동 등을 찾아 위문 공연을 펼치고 있다.

1997년에 조직한 청소년적십자봉사단은 소록도 봉사활동을 10여 년 넘게 실시하여 섬에 계시는 한센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안마해드리기, 청소 봉사, 작은 음악회 활동 등을 펼쳐왔으며 최근에는 덕적도, 영흥도, 대부도, 강화도 등 도서 지역의 경로당을 방문하여 안마 봉사와 청소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주변 주택 골목길과 통행로 주변을 청소하는 봉사 시간을 갖고 있다. 교과 학습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부모 사이에서는 처음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점차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과 그 마음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하여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눔으로 자신이 기쁨을 느끼면서도 나아가 상대방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심어주는 활동들이 자녀들에게 매우 귀중한 시간이라는 평가를 하기 시작하였다.

장애인은 도움만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고착되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비록 장애가 있더라도 이웃을 위하여 무언가 도움을 주며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교육하여 봉사 정신이 몸에 밴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키워나가는 것은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많은 장애인이 작은 나눔을 통하여 삶 속에서 큰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맛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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