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불편함이 당연한 사람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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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불편함이 당연한 사람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 편수진 기자
  • 승인 2022.02.08 11:19
  • 수정 2022-02-08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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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빠르게 변해간다. 이제 여행을 갈 때 귀찮게 표를 끊지 않아도 예약할 수 있고,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직원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일 없이 키오스크 기계를 몇 번 누르면 된다. 세상은 불편함을 줄이는 쪽으로 변해 간다.

나는 그동안 장애인에 관한 정보를 따로 찾아본 적이 없었다. 대학 졸업 후 장애인 생활신문사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장애인 관련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이렇게 편리한 시대에도 불편함을 느껴야 하는 장애인들의 어려움도 알게 됐다.

얼마 전 우리 신문에 실린 한 칼럼을 읽고 특수전동휠체어 가격이 무려 3천만 원이 넘는다는 사실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온도조절 기능같은 첨단 기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요즘같이 추운 날 지체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 일이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해보게 됐다.

이 외에도 내가 편리하게 생각하고 있던 키오스크도 시각장애인들이 이용시 마치 ‘소리 없는 벽’을 두드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과 단순히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것조차 발달장애인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요즘 나는 이러한 사실들을 알아가면서 이렇게 편리해진 세상이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술의 발달로 다수의 사람들이 편리해졌음에도 여전히 소수의 사람들은 불편한 채 남아있다. 심지어 내가 편리하다고 생각하던 기술이 소수자인 장애인에게는 정말 큰 불편한 기술일 수 있다.

기술이 다수의 사람을 중심으로 발전하더라도 절대 소수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 속에서 장애인들이 결코 ‘불편함이 당연한 사람들’로 남지 않도록 기술적,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고 다수의 사람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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