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사람)“연수구, 고장 휠체어는 우리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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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사람)“연수구, 고장 휠체어는 우리가 책임진다”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0.01.20 21:24
  • 수정 2020-01-20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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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연수구지회 
휠체어 무료수리-대여센터 사람들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연수구지회 휠체어 무료수리-대여센터를 지키는 사람들, 정인식 회장(가운데), 김현진 씨(왼쪽), 정동신 팀장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연수구지회 휠체어 무료수리-대여센터를 지키는 사람들, 정인식 회장(가운데), 김현진 씨(왼쪽), 정동신 팀장

지체장애인에게 휠체어는 유일한 이동수단이며,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집 밖으로 나가야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으며, 작은 문화생활이나 심지어 봄 햇살과 가을 낙엽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휠체어의 부재와 갑작스러운 고장은 지체장애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연수구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에게는 말 그대로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 바로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연수구지회 휠체어 무료수리-대여센터(이하 센터)가 그것이다.
 

 지난 2004년 9월 1일 문을 연 센터는 연간 1,000여건의 휠체어 수리는 물론 전동 스쿠터와 휠체어, 수동휠체어, 목발, 실버카 등 100여 대의 휠체어를 무료로 대여해 주며, 연수구 지체장애인들의 수호천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곳의 센터장이자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연수구지회 정인식 회장은 센터는 협회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와도 같다고 말했다.
 

 “인천은 물론 전국을 다 찾아 봐도 단위 협회에서 직접 보장구 수리, 대여 업무를 하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 연수구가 유일하죠. 벌써 센터가 문을 연 지 16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요. 되돌아보면 과거에는 정말 5만 원 남짓한 지원금으로 단순한 타이어 펑크만 메워주는 업무가 주였던 것에서 이제는 연간 2~300만 원의 구 지원을 받아 보다 다양한 분야의 수리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만큼 장애인분들의 만족감도 높아지고 있고요,”
 

 정 회장은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는 센터와 10년 넘게 함께 해온 전동신 팀장과 김현진 씨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터에서 10년 넘게 수리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동신 팀장은 9시 출근 5시 퇴근이라는 기본 근무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밤이든 새벽이든 도움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으면 언제든 현장으로 찾아가는 열정 사나이다.
 

전동신 팀장이 센터에 맡겨진 전동휠체어를 수리하고 있다.
전동신 팀장이 센터에 맡겨진 전동휠체어를 수리하고 있다.

 “아시겠지만 그분들에게 휠체어는 정말 발이에요. 또 저 역시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다 보니 거동의 불편함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그러다 보니 퇴근 후라고 하더라도 그냥 모르는 척 눈 감을 수가 없어요. 다녀와야 오히려 마음이 편하죠.(웃음)”
 

 센터의 또 하나 자랑은 바로 김현진 씨가 운행하는 장애인 휠체어리프트 차량이다. 처음 센터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함께 한 특수차는 날씨가 궂은 날이나 이동 중 갑작스런 고장 상황을 맞닥트린 장애인들을 위해 현장으로 출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인식 회장은 “휠체어의 타이어는 특수 타이어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 수리점이나 카센터에서도 수리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동휠체어의 경우 120kg 무게가 나가다 보니 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그렇다 보니 저희가 직접 수리도구를 가지고 현장으로 찾아가는 거죠. 사실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는 이 서비스가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부분일 거예요.”
 

 차량을 운전하는 김현진 씨 역시 현장에서 자신들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마주하는 순간 너무나 반가워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보람된다고 말했다. 

김현진씨가 운행하는 장애인 휠체어리프트 차량은 현장출동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센터만의 자랑 중 하나다.
김현진씨가 운행하는 장애인 휠체어리프트 차량은 현장출동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센터만의 자랑 중 하나다.

“현장에 도착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길 한가운데 서 계시는 분들도 있고, 추위나 더위에 힘들어하고 계신 분들도 많아요. 현장에서 간단히 조치를 취해드리거나, 차량을 통해 센터로 이동해 수리를 해드린 후에 돌아가시는 길을 배웅할 때 ‘정말 감사하다’고 반복해서 인사해 주시는 모습에서 항상 보람을 느끼고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출동 연락이 오면 한시라도 빨리 도착해서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 같아요,”
 

 실제로 연수구에 거주하다 타 시도로 이사를 간 장애인들 중에는 이사 간 곳에서의 휠체어 수리, 대여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며, 새삼 감사의 말을 전하는 전화 통화를 해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정인식 회장은 “이동권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밑바탕이 되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 당연한 권리를 장애와 노화, 사고 등의 이유로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분들이 조금이나마 권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작은 도움으로 조금이나마 그분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보람을 느낀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언제든 찾아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센터는 연수구에 거주하는 분들이라면 꼭 장애인등록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목발이나 (전동, 수동)휠체어, 실버카를 대여해 주고 있다고 한다.  

센터에는 전동 스쿠터와 (전동, 수동)휠체어, 실버카 등 100여대가 대기 중이며, 연수구에 거주하는 구민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센터에는 전동 스쿠터와 (전동, 수동)휠체어, 실버카 등 100여대가 대기 중이며, 연수구에 거주하는 구민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갑작스럽게 다리를 다친 사람은 물론, 현재 이용하고 있는 휠체어 등에 문제가 있는 사람, 다가올 봄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나들이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족이라면 언제든 센터의 문을 두드려 보길 바란다.
 

 정인식 회장은 물론 전동신 팀장과 김현진 씨가 당신의 현재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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