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제2, 제3의 아모르카페를 만드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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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제2, 제3의 아모르카페를 만드는 것이 목표”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7.30 17:39
  • 수정 2019-07-30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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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섭 / (주)아모르카페 대표
▲ 정완섭 (주)아모르카페 대표는 마을기업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함께 상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계양구 지역의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모여서 만든 법인으로, 계양구청의 지원을 받아 청사 내 1층 민원실의 공간에서 시작한 (주)아모르카페가 지난 8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7월 6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2019년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전국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당당히 ‘전국 우수마을 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주)아모르카페의 정완섭 대표는 “지난 8년 동안 노력해온 회원들과 또 우리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어느새 뒤돌아보니 정말 8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지내온 시간만큼 노하우도 생기고 자리도 잡혀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 수상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준비도 하고 있고요.”
 
▲ 2012년 처음 문을 연 아모르카페는 이제 명실상부 계양구청을 대표하는 카페로 자리매김했다.
장애인의 취업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경증장애인을 위주로 하는 곳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중증발달장애인들이 학교를 졸업 후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울리길 바라는 바람으로 시작된 아모르카페, 현재 이 카페에는 6명의 중증발달장애인과 4명의 매니저(학부모 등)가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8년간 이 곳을 거쳐 기업에 취업한 아이들도 6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저희 아이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실 저 조차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특히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언어도 전혀 안 되다보니,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죠. 하지만 제 아이를 비롯해 함께했던 친구들 모두, 조금 늦기는 했지만 결국 해 내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조금만 이 친구들을 기다려주고 바라봐주면 사회 속에서 함께 지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어느새 계양구청에 또 하나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아모르카페와 카페를 지키는 바리스타들, 계양구청 내에서는 이제 이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시민들 역시 일부러 이 곳을 찾을 정도로 계양구의 대표 카페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에는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관심이 쏠렸던 것이 사실이에요. 저희도 처음엔 그 이미지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장애인 카페’ 그 이상도 이하도 안 될 것 같더라고요. 저희는 사회 속에서 당당히 자립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목표인데, 그런 인식으로 머무르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그 노력은 진행 중이에요.”
 
정완섭 대표의 말대로 아모르카페는 ‘카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기 위해 메뉴 개발부터 원두 선별까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부모님과 아이들 모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더치커피와 수제청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더치커피와 수제청은 OEM형식으로 업체와 제휴를 맺어 선물세트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재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정완섭 대표와 아모르카페의 다음 목표는 바로 “중증발달장애인들이 일 할 수 있는 제2, 제3의 아모르카페의 문을 여는 것”이다.
 
“사실 이 곳도 중증발달장애인의 평생직장을 될 순 없어요. 일하고 싶은 사람은 많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3년을 주기로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는 실정이에요. 중증의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려는 곳이 없다보니 이 곳에 3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해도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중증발달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을 늘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제2, 제3의 아모르카페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 지난 7월 9일 아모르카페는 '우수 마을기업' 수상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무료 커피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정 대표는 마을기업의 진정한 의미는 ‘서로 상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르카페의 시작이 배려를 받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조금씩 다시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계양구와 장애인부모회 등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해 커피 나눔을 하는 것도 그 일환이죠. 무엇보다 지난 7월 9일에는 이번 우수 마을기업 수상을 기념해서 1000잔의 커피를 무료로 나눠드리는 행사도 진행했어요. 이처럼 사회 속 나눔 활동을 통해 우리 직원들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닌 나누는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카우고, 비장애인들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에요. 결국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모두가 긍정적인 결과물을 얻는 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마을기업이며, 만들어 갈 미래이기도 해요.”
 
기자와 아모르카페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모르카페가 계양구청에 문을 열었을 때 기자는 취재를 통해 이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작성했었다.
 
당시 아모르카페를 2013년 12월까지 계약기간을 두고 진행되는 ‘마을기업 사업’이라고 소개했으며, 카페 관계자들의 계약기간 후에도 중증발달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인터뷰를 통해 전했었다. 어느새 처음 계약기간을 훌쩍 넘기고 이제는 명실상부 계양구청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아모르카페의 성장이 그래서 더욱 뜻 깊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모르카페는 이제 다시 제2, 제3의 카페를 여는 것을 목표로 도전을 이어가려고 한다. 짧지 않은 미래에 오늘의 인터뷰에서 들은 목표가 실현돼, 다시 취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그들의 이번 도전을 열렬히 응원한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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